우리가 머물렀던 숙소는 킹스 크로스 & 세인트 판크라스역에서 3분 거리였다. 세인트 판크라스역은 프랑스로 가는 유로스타가 출발하는 국제선 플랫폼이 있는 역이고, 킹스크로스역은 해리포터가 호그와트 마법학교로 출발했던 그 9 3/4 플랫폼이 있는 역이기도 하다. 여섯째 날의 출발지는 바로 킹스크로스 역이었다. 물어 물어 9 3/4 플랫폼에 도착했는데.. 그냥 벽돌로 된 벽에 반쯤 들어가다 만 여행카트가 박혀있다. 일행 모두 해리가 되어 한 번씩 카트를 밀며 사진을 찍었다.
킹스크로스&세인트판크라스역.. 두 역이 붙어 있다.
역사도 참.. 고풍스럽니다.
헤어짐이 아쉬운 연인들을 뒤로하고..^^
뭔가를 잊은 여행자인가?
영화 해리포터에 나왔던 9 3/4 플랫폼..찾느라 조금 애먹었다..
저 벽을 뚫고 들어가야 하는거지..^^
이날은 본격적으로 템즈 강가를 탐험하는 날이었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세익스피어 글로브 극장으로 세익스피어가 작품 활동을 했던 극장이라고 한다. 원형은 소실되었다고 하고 20세기에 들어서야 복원이 되어 현재의 모습을 갖춰졌다고 하는데, 배우이신지 발성이 좋은 할머니 가이드의 안내로 내부를 자세히 둘러볼 수 있었다. 극장 안에는 원래 극장이 있던 자리에서 발굴된 무대 소품들, 재현한 의상들, 공연에 사용되던 악기들 등이 잘 전시되어 있어 감흥을 더했다. 극장은 현재에도 공연용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하고, 실제로 우리가 방문한 전날에도 공연 시즌이 마쳐져서 배우들과 스텝들이 쫑파티를 했다고 했다.
우리가 미술에 조예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화력발전소를 개조해서 미술관으로 만들었다는 테이트 모던을 방문했다. 테이트 모던 6F(7층이다.. 영국은 1층이 ground floor니까..)에 있는 카페에서 꼭 커피를 마셔야한다는 의견이 있었기 때문이었는데, 그곳에 있을 엄청난 미술품에는 눈길도 한번 안주고 들어가자마자 바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6F를 눌렀다. 카페에는 창 가로 일렬로 정렬된 테이블이 있어 근사한 런던의 정경을 감상하며 차를 마실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쭈욱 일렬로 앉아서 진한 커피 한 잔의 향취를 느끼며 원기를 회복한 후 이제 새천년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밀리니엄 브릿지를 건너 세인트폴성당으로 향했다. 세인트폴성당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돔을 지닌 건축물이라고 하는데, 가까이서 보니 더 웅장했다. 다른 곳과는 달리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가 있어 우리말로 자세한 안내를 받으며 영국에서 방문한 어떤 교회 건물보다 더 아름답고 잘 보존되어 있는 세인트폴 성당 내부를 관람하였다. 지하로 내려가니 이 성당의 설계자라고 하는 크리스토퍼 렌 경, 넬슨 장군, 웰링턴 장군 등의 묘가 있었고, 제2차 세계대전에서 전사한 군인들을 추모비가 었어서 그들을 기리고 있었다. 영국의 기독교는 과거 우리나라의 호국 불교처럼 국가적인 성격이 강한 것 같은데, 특히 세인트폴성당이 더욱 그러한 것 같았다.
성당을 나와 다시 템즈강을 걸으면서 프랜시스 드레이크의 해적선과 타워브릿지를 지키는 벨파스트를 눈 도장 찍고 런던브릿지를 찾았다. 런던브릿지는 템즈강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라고 하는데, 그만큼 여러 번 무너지고 파괴되었지만 지금도 템즈강의 가장 중요한 다리 중 하나라고 한다. 런던패스에 런던브릿지 익스피어리언스라는 투어가 있어서 어렵게 찾아갔다. 그냥 타워브릿지 익스비션처럼 다리의 역사나 그런 걸 보여주는 전시관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쉽게 표현하면 ‘역사 전시관 + 놀이 공원 유령의 집’이라고 보면 되겠다. 런던브릿지의 역사와 영국에 일어났던 잭 더 리퍼 같은 연쇄 살인마들의 이야기를 테마로 유령의 집을 꾸며 놓았는데,, 뭐랄까.. 언어적인 문제로 공포가 덜하달까.. 하여튼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다시 웨스트민스터를 지나 내일은 근위병 교대식을 꼭 보자고 후일을 기약하며, 수상 관저, 버킹엄궁을 거쳐 트라팔가 광장으로 들어섰다. 넬슨 장군의 기념탑이 우뚝 솟아 있는 트라팔가 광장은 대낮에 찍은 사진 만 봐서인지 야경은 다소 낮설었는데, 특히 네셔널 갤러리 한쪽에서 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사진이 예쁘게 나오지 않아 아쉬움이 더했다.
어둠이 짖게 내린 트라팔가 광장.. 넬슨의 형체도 희미하다.
도대체 왜 설치했는지 이유를 알 수 없는 꼬꼬닭 구조물..^^
네셔널갤러리도.. 공사중이라 사진이 이쁘게 나오지 않는다.
버스를 타고 옥스퍼드 서커스 근처까지 이동했다가 다시 내려오면서 런던시내를 걸었다. 맙소사.. 그런 엄청난 인파라니.. 옥스퍼드 서커스 역으로 들어가고 나오는 사람이 뒤엉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주위로는 비스터 빌리지에서 봤던 명품샵들이 즐비해 있었고, 우리는 모두가 관심 있어 하는 애플샵에 들러 우리나라에 아직 출시되지 않은 아이폰5S 골드에디션을 살펴보기도 했다. 애플샵 한쪽에 사람이 몰려있어 가보니 예쁜 배우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었는데, 바로 검색해 보니 영화 아이 엠 넘버 포에 출연했던 다이아나 애그론이라고 한다. 가까이 가서 사진을 찍어보려 했는데, 유료 회원만 들어갈 수 있는지 라인을 넘어갈 수 없도록 만들어 두어 실망이었다.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로 물결치던 리젠트스트리트..
애플샵에서 애플의 신제품들을 미리 만져봤다.
애플샵에서 인터뷰 프로그램에 출연중인 다이아나 애그론..
아이들 선물 구입을 위해 들른 장난감 천국 햄리스, 초콜릿 과자로 이런 엄청난 가계를 만들 수 있을까 의구심을 자아냈던 M&M 샵, T.G.I.Friday에서의 저녁식사를 마지막으로 화려한 런던 시내에서의 밤을 보냈다.
장난감 천국 햄리스에 있던 레고블럭으로 만든 여왕!
M&M샵도 많은 관광객을 끄는 곳이었다.
그야말로 M&M's World라고나 할까..
요 쵸코볼들은 못하는게 없었다.ㅋ
m&m 샵은 쵸콜릿 볼을 예술 작품으로 승화시킨 듯..!!ㅋ
저녁식사는 T.G.I.Friday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