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첫 날 눈에 들어왔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지나칠 수 밖에 없었던 고풍스런 에딘버러 시내를 돌아볼 시간이다. 08:30경 트래블로지에서 나와 에딘버러 시내를 걸으며 출근 시간 일터로 향하는 스코틀랜드인들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모두들 대도시와는 달리 차분한 느낌이고, 날씨가 그래서인지 그들의 복장은 대부분 깔끔한 검은 정장으로 대표되는 무채색 일색이다.
첫날의 실패를 거울 삼아 둘째 날은 가이드 목사님과 박과장님이 함게 나가셔서 만찬을 장만해 오셨다!!!
흔히 볼 수 없는 푸딩에.. 인스턴트 스프.. 그리고 싱싱한 과일까지! 모두들 대만족!!
숙소를 나서기 전 오늘도 열씨미 돌아다닐 것을 약속하며 한 컷~~!!
건물 조차도 고풍스런 무채색 일색인 에딘버러 시내.. 그 뒤로 푸른 녹음과.. 바다도 살짝 보인다.
과거에는 트램이 지나다녔는지.. 철로가 남아 있지만 지금은 다니지 않는다.
오전에는 성 메리 성당을 지나 칼튼 힐을 끼고 돌아 홀리루드궁을 방문했다. 원래는 홀리루드 애비(사원)를 방문하는 귀족들의 숙소였다고 하는데 나중에 스코틀랜드 왕실의 궁전으로도 사용되었다고 하고, 요즘은 여왕이 에딘버러에 오면 공식적으로 머무는 곳이라고도 한다. 그래서인지 기념품 샵에는 스코틀랜드 풍이라기보다는 엘리자베스 여왕 관련한 기념품들이 더 많은 것 같았다. 그래도 성 내부에는 이곳을 사용했던 메리 스튜어트여왕의 방을 포함한 여러 방들이 개방되어 있고, 과거 왕들이 살고 생활했던 물품이나 실내 장식들, 그리고 역대 스코틀랜드 왕들의 초상화와 미술품 들을 박물관처럼 전시 해둬서 인상적이었다. 특히 궁을 나오면 거의 폐허가 되어 있는 홀리루드 애비가 나오는데, 엄청나게 화려한 양식의 건물이었을 것 같은 흔적들이 그대로 남아있다. 여기에 역대 스코틀랜드 왕들이 매장되어 있다고 하는데, 16세기 경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가 서로 전쟁을 치르면서 서서히 폐허가 되어갔다고 한다. 무너진 사원을 다시 증축하거나 개축하지 않고 그대로 둔 것은 그런 역사조차도 남기고 싶은 마음이 아니었겠나 생각했다.
St.Mary 성당이다.. 앵글리컨이 아닌 천주교 성당이었다.
뒷편으로 중세 건물 처럼 보이는 구조물이 있는 곳이 칼튼 힐이다.
연인들이 많이 찾는 낭만적인 곳이라는데.. 우리는 그냥 지나쳤다. ^^
인상적인 홀리루드궁을 빠져 나오면 바로 Paliament House가 나온다. 바로 스코틀랜드 국회인데.. 고풍스러운 홀리루드궁에 비해 완전 현대식으로 지어져 있다. 요즘 영국이 디자인을 강조하고 있다는데, 전통와 모던의 어울림이 주요 테마인지라 이런 식으로들 많이 짓는다고 한다. 흡사 공항 검색대를 통과하는 듯 복잡한 과정을 거쳐 내부로 들어갔지만, 몇 가지 전시물만 보고 뭘 할 수 있을지 몰라 그냥 나왔다.
Paliament House 전면사진이 있는지 찾아봤는데.. 입구를 찍은 이 사진이 유일하다.. 여튼 현대적 감각의 건물..
홀리루드궁에서부터 에딘버러 캐슬까지 이어지는 1.8km 정도 되는 로얄마일을 걸었다. 과거 왕의 숙소인 홀리루드궁에서 집무실인 에딘버러 캐슬까지 이어지는 길이라 길 이름에 ‘로얄’을 붙였다고 하고, 그 주위는 16세기 스코틀랜드의 분위기가 그대로 살아있는 모습이다. 로얄마일을 따라 걸으며 스코틀랜드의 고풍스런 건물들을 몸으로 느끼고, 종교개혁가 존낙스의 집, 에딘버러가 고향이라고 하는 유명한 경제학자 애덤스미스 동상 등에서 사진을 찍으면서 로열마일을 즐겼다. 성자일스 성당은 내부에 들어가 볼 수 있었는데, 예배가 진행중인 것 같았지만 많은 관광객들이 조용히 성당 내부의 아름다운 장식들과 내부의 작은 예배당들을 구경하고 있었다.(사진 촬영이 2파운드로 유료였다!)
사실 로얄마일은 에딘버러 캐슬에서 홀리루드궁쪽으로 걸어와야 내리막길일 텐데 거꾸로 올라가는 바람에 미처 시차에도 적응하지 못한 우리 일행은 가뿐 호흡을 내쉴 수 밖에 없었고, 에딘버러 캐슬을 눈 앞에 두고 50년 이상 되었다는 근처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기로 했다. 우리 일행은 Lunch Special에 포함되어 있는 다양한 요리를 주문했는데, 음식을 서빙 받은 후 모두들 안색이 좋지 않았다. 나는 Bean & Ham Soup과 Lamb’s Liver를 주문했고, 특히 양의 간 요리가 스코틀랜드 전통요리라고 하는데,, 음.. 개인적으로는 그럭저럭 먹을 만 했지만, 돈을 주고 사먹기엔 아까운 정도였다. 하여튼 고급스런 음식을 안 먹어 봐서인지 영국인들의 요리솜씨에는 항복!
식사 후 에딘버러 캐슬에 올랐다. 입구에서부터 보이는 그 규모와 위용이 여행자를 압도했고, 특히 성위에 올라서서 에딘버러 시내를 바라보는 전경이 너무 아름다워 모든 일행이 정신없이 셔터를 눌러댈 뿐이었다. 사실 에딘버러 캐슬의 위용은 너무나 압도적인 것이어서 우리가 그 후 워윅캐슬이나 런던타워를 방문했을 때에도 그런 정도의 느낌을 받을 수 없었다. 높은 지대에 세워진 성루에서 에딘버러 시내를 굽어 보다 보니, 도보로 정신없이 돌아다녔음에도 깨닫지 못하던 것이 눈에 들어왔다. 에딘버러는 항구도시였다! 또, 멀리 월터스콧 기념탑도 보이는데, 잉글랜드가 영국 역사에서 가장 존경받는 위인 중 한 사람인 넬슨 제독의 동상을 트라팔가 광장 한복판에 세워 놓았더니 스코틀랜드 사람들이 지기 싫어서 에딘버러 한 복판에 아이반호의 작가인 월터 스콧의 기념탑을 넬슨 기념탑보다 5m가 더 높이 올렸다고 한다. 유치하기도 하고, 다시 보면 잉글랜드와 맞서는 스코틀랜드 사람들의 기개랄까.. 그런 것이 엿보이기도 하는 것 같다.
에딘버러 캐슬 내부는 홀리루드궁과 마찬가지로 내부에 많은 전시물들로 과거 역사를 돌아볼 수 있도록 채워 놓았는데, 특히 전쟁기념관을 포함한 전쟁 관련 전시물들이 인상적이었다. 고대 로마, 노르만, 프랑스 등의 침략을 받았던 전쟁의 역사가 전시되어 있었고, 1, 2차 세계대전과 관련하여 피를 흘린 자국 군인들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것 같았다. 특히, 모든 전사자의 명단을 책으로 만들어 전시해 둔 것도 인상적이었다. ‘보관하고, 기념하는’ 영국인들의 특성을 잘 알 수 있는 면인 것 같다.
에딘버러 캐슬에서 나온 우리는 다시 트래블로지로 돌아가 짐을 챙겨 나와 다음 행선지인 버밍엄으로 향했다. 이번에는 영국의 Virgin Train을 이용해서 이동하게 되는데, 느낌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약간 실망’이었다. 적어도 침대칸이나 Table 형을 원했는데, 우리가 탑승했던 건 그냥 Coach형이었다. KTX와 비슷한데, 좌석 간격도 좁고 무엇보다 좌석이 뒤로 넘어가지 않아 몹시 불편했다. 불편함에 몸을 뒤척이며 약 4시간을 달려 23:00경 버밍엄 뉴스트리트 역에 도착했다. 늦은 밤이었지만 버밍엄의 첫 느낌은.. 에딘버러와는 완전히 다른 나라에 온 느낌. 에딘버러는 건물 하나하나에서 전통이 느껴졌다면 버밍엄은 훨씬 현대적인 느낌. 흡사.. 영등포역에 와 있는 듯한 느낌!!! 현대적 쇼핑몰에 높은 빌딩.. 명동 거리를 걷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역에서 약 5분 정도를 걸어 트래블로지 인 무어스트리트에 도착. 또 하루가 숨 가쁘게 지나갔다.
라이언킹이 뜨고 있는지.. 곳곳에 이런 홍보물이..^^ 웨이버리역이다!
우리나라의 KTX와 비슷한 Virgin Tarin.. KTX만큼 빠르지는 않고..
내부는 비슷한데.. 무지하게 좁고 불편하다.. 덩치 큰 영국 사람들은 어떻게 견디는지.. 참..
드디어 버밍엄의 뉴스트리트역 도착!
밤 늦게 도착한 버밍엄 뉴스트리트 역.. 정말 영등포역 같은 분위기이지 않은가?^^
버밍엄에서의 숙소.. 트래블로지 인 무어스트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