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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째 날! 영국의 중심 런던.. 버킹엄, 하이드 파크, 그리고 맘마미아!

asaphk 2013. 11. 18. 14:07

  여기저기를 두루 다니면서 정작 자세히 살펴보지 못했던 웨스트민스터 사원과 11:30에 있다는 근위병 교대식을 보기 위해 아침 일찍 트래블로지를 나섰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underground에서 런던패스가 작동하지 않는 것이었다. 한참을 고민하던 우리는 런던패스가 출근시간 이후인 09:30에서야 작동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어제는 해리포터 플랫폼을 보느라 늦은 출발을 했기 때문에 그제서야 알게 된 것이었다. 시간을 떼우기 위해 세인트판클라스역에 있는 부츠(boots)에서 의약품, 생활용품들을 구경하고, 시간이 되어 웨스트민스터사원으로 향했다.


  영국의 기독교가 호국 종교인 것 같다고 했는데, 웨스트민스터사원을 보면 그 사실이 더 실감난다. 웨스트민스터사원은 영국 역대 왕들의 대관식을 거행하는 장소로 유명하고 왕족의 결혼식이나 장례식도 이곳에서 한다고 하는데,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사진을 찍지 못한 것이 아쉬울 정도로 내부가 웅장하고 아름다웠다. 세인트폴성당과 마찬가지로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가 제공되고 있었고, 안내에 따라 구석구석에 있는 역대 왕들의 무덤과 그 속에 숨어있는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확인했다. 왕들의 무덤뿐 만 아니라 영국을 빛낸 위인들의 무덤도 함께 있었는데, 윈스턴 처칠이나, 제프리 초서, 세익스피어 같은 사람의 무덤도 보였다.


  위인들의 무덤 앞에 숙연해진 마음으로 사원을 나온 우리는 교대식 시간에 쫓겨 급하게 버킹엄궁 쪽으로 향했다. 수상 관저를 지나면, 먼저 호스 가드(근위기병대 사령부) 건물이 나오는데, 거기에서 그 유명한 영국 호스 가드 교대식을 하고 있었다. 키 큰 영국 종마들에 올라탄 호화로운 복장의 근위 기병들이 나팔소리에 맞춰 움직일 때 마다 사람들은 환호를 보냈다. 버킹엄궁으로 향하는 기병들을 따라 우리도 녹음이 우거진 비둘기의 천국 세인트 제임스 파크를 지나 같이 버킹엄궁으로 이동했다. 영국 병정들의 저 움직임을 보려고 그 많은 사람이 모였었는지.. 비집고 들어가기도 힘들 정도의 많은 인파가 근위병 교대식을 보려고 몰렸다. 도대체 이 많은 사람들이 어디에 있다가 온 것 인지.. 말을 탄 영국 경찰이 교통정리를 하는데도 해결이 안된다. 우리 일행은 억지로 비집고 들어가 빅토리아여왕 기념비 앞에 서서 근위병들의 일사분란한 움직임을 지켜보고야 말았다.


  이후에는 자유여행 시간이었는데, 개인적으로 영국의 축구경기장 투어를 꼭 해 보고 싶었기 때문에 이동시간을 고려해 버킹엄궁 → 웰링턴 아치 → 앱슬리 하우스 → 하이드파크 → 로열알버트홀 → 스탬포드 브릿지(영국의 명문 축구클럽 챌시의 홈구장) 순으로 여행코스를 잡았다. 박창민과장님이 함께 하기로 했고, 다른 일행들은 코벤트가든 쪽에서 쇼핑을 한다고 했다.


  웰링턴 아치에서 사진을 찍고 근처에 있는 앱슬리 하우스에 도착했는데, 여기서 첫 번째 문제가 발생했다. 웰링턴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이 건물의 문이 잠겨 있는 것이었다. 분명히 오픈시간인데!!! 건물 좌측에서 관리 아저씨로 보이는 분이 나오시길래, 문을 닫은 거냐고 물었더니.. 아저씨가 오히려 이상하다며 당황해 한다. 뭐.. 기분이 상했지만 갈 길이 바쁘니 못 본 걸로 하고 다시 하이드 파크로 향했다.


버킹엄궁에서 나오면 웰링턴 아치를 지나 하이드파크로 들어가게 된다.


요~ 인근에.. 이 모든 어트랙션들이 몰려 있다는 것!!


  시내 한 복판에 이렇게 넓은 공원이 있다니.. 공원에 들어서면 끝없이 펼쳐진 잔디밭 끝으로 울창한 나무들이 숲을 이루어 있고, 커다란 호수에서 백조가 노닐고, 거닐다 보면 다람쥐가 도망가지도 않고 같이 놀자고 달려드는.. 보고만 있어도 가슴이 뻥 뚫리고 온 몸의 피로가 풀릴 것처럼 휴식이 되는 그런 곳이었다. 그냥 뭐랄까.. 우리에게 없기 때문에 더욱 아쉬운 곳이라고나 할까.. 흰 백조와 이름 모를 오리들이 수도 없이 노니는 호숫가에 위치한 식당에서 스테이스 샌드위치로 점심을 해결한 우리는 여유롭게 하이드 파크를 가로질러 로열알버트홀로 향했다. 


하이드파크 코너~!!


이렇게 광할한 공원이라니..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은 느낌이다..


하이드파크의 상징과도 같은 오리떼들..^^


요런 다람쥐들도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음식은 당근 비둘기들이랑 나눠먹어야 하고..


이렇게 수백년 이상 되어 보이는 아름드리 나무들도 곳곳에 있다.. 이건 밤나무..


하이드파크에 오길 잘했다...


  하이드파크에서 멀리 로열알버트홀이 보이면서 그 앞으로 로열알버트 기념비가 먼저 보인다. 빅토리아여왕의 남편 알버트왕자를 기념하는 기념비라고 하는데, 돌을 맞을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태국 궁전인 줄 알았다. 기념비의 모양이나 형태, 특히 금으로 도금해 놓은 모습들이 그랬고, 특히 기념비를 둘러싸고 있는 빅토리아시대의 아름다운 조각들도 낙타나 클레오파트라를 연상시지는 아랍 느낌의 조각들이 있어서 그런 느낌이 더 했던 것 같다.


하이드파크에서 걸어 나오면 로열알버트 기념비.. 그리고 로열 알버트 홀이 나온다.


마치 태국의 왕궁처럼 금으로 도금되어 있고.. 로열알버트공도 금 일색이다!


스핑크스.. 클레오파트라.. 낙타.. 뭔가.. 아랍 느낌의 조각들..^^


  로열알버트홀은 우리나라로 따지면 예술의 전당이나 세종문화회관 정도 되는 곳이라고 하는데, 영국의 대표적인 연주회장으로 콘서트나, 이벤트, 국제행사들이 많이 열린다고 한다. 로열알버트홀 바로 아래에 왕립음악학교가 있어서 거기서 열심히 연습한 친구들이 로열알버트홀에서 연주하는 형태인 것 같았다. 우리가 가진 무적의 런던패스로 로열알버트홀 투어를 끊었는데, 투어 시간이 한 시간이나 걸리고, 중간에 나오지도 못한다고 하고, 또 박과장님이 이대로는 마지막 투어가 오후 3시인 스탬포드 브릿지 시간을 맞추지 못할 것 같다고 해서, 눈물을 머금고 눈치를 보며 로열알버트홀을 빠져 나왔다.


로열알버트홀...뭔가 최신식이라는 느낌은 없지만..


내부는 멀쩡(?)하다.ㅋ 아쉽게도 투어신청을 하고도.. 실제 투어는 시간관계상 생략.. - -;;;


로열알버트홀 바로 아래에 이렇게 왕립음악학교가 자리잡고 있다.


  걸어서 이동했던 지금까지와는 달리 스탬포드 브릿지는 전철로 이동해야 한다. 지도로 보면 사우스 캔싱턴 역에서 풀햄 브로드웨이 역까지 몇 정거장 이동하면 되는 걸로 되어 있었고, 로열알버트홀에서 사우스 캔싱턴 역이 가까워 보여 구글맵을 이용해서 사우스캔싱턴 역으로 향했는데,, 생각보다 멀었고, 시간이 오래 걸렸다. 도착 시간이 아슬아슬할 것 같아 마음을 졸이며 바쁜 걸음을 걸었고.. 구글맵으로는 이미 도착한 것 같은데도 역이 보이지 않아 두리번거리다가 한 아주머니에게 물었는데, 우리가 서있는 바로 뒤편에 역이 있었다. 정신없이 달려서 3시 정각에 영국의 명문 축구 클럽 챌시의 홈구장인 스탬포드 브릿지에 도착을 해서 투어 신청을 했다. 매니저 말이.. ‘You are right on time!!!’ 숨 돌릴 틈도 없이 투어가이드를 따라 다니며 경기장의 피치(잔디)를 바로 옆에서 보기도 하고, 무닝뉴, 프랭크 램퍼드, 토래스 등이 경기할 때 앉는 좌석에 앉아보기도 하고, 감독과 선수들이 경기 전 인터뷰를 진행하는 프레스룸에 앉아서 흉내를 내보기도 했다. 선수 락커가 인상적이었는데, 먼저 심플하게 옷장과 의자 정도가 보이는 초라한 어웨이팀 락커에 비해, 홈팀 락커는 완전 최신 시설이다. 분명히 자기네들도 어웨이 경기에 가면 똑 같은 취급을 당할 텐데도.. 영국축구의 자부심, 승부욕을 느낄 수 있는 단면이었다. 그 넓은 피치에서 선수들이 뛰는 장면을 보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다시 우리 일행을 만나기 위해 코벤트 가든으로 향했다. 코벤트 가든 근처에서 근사한 저녁식사와 함께 노벨로라는 극장에서 맘마미아를 보기로 되어 있었던 것이다. 


밖에서 보기에는 약..간 허접해 보이지만.. 바로 스탬포드 브릿지!! 첼시의 홈구장이다!


경기장 투어가이드 아저씨.. 바르셀로나팬이라는 관광객에게.. 바로 get out!을 외치던..ㅋㅋ


경기시작 전 무닝뉴감독이 항상 인터뷰하는 프레스 룸이다! "today!! We are going to win!!!!"


뭔가 어설퍼 보이는 원정 락커룸. 나무로 된 마사지 배드 2개에 대단히 불편한 의자들, 그 아래 수납장.. 이게 전부다.


여기가 바로 홈팀 락커! 아자르.. 바.. 같은 첼시 선수들의 져지가 걸려 있다!  그리고,


마사지배드도 원정락커하고는 천지 차이.. 내부에 세면대, 간이카페..등등 시설의 차이가 크다!!


무링뉴 감독이 경기를 보는 자리이다! 저기 앉아 있다가 미친 듯 달려나가곤 하지..^^


가슴이 뻥 뚤리는 듯한 피치..!


역시 명문 구단 답게.. 박물관에는 우승컵들로 가득하다..


코벤트가든 마켓이다. 수공예품이나 수제 쵸콜릿 등 눈길이 가는 것들이 많았으나.. 


일행과 만나기로 한 약속 시간이 촉박해.. 이렇게 돌아다니며 눈으로 볼 수 밖에 없었다.


고급 백화점 보다는 이런 쇼핑몰이 따뜻하고 인간적으로 느껴진다. 



  일행을 다시 만난 후 우리는 스몰랜스키라는 분위기 있는 식당에서 그야말로 영국요리(부정적인 의미이다)를 섭취한 후 극장으로 향했다. 여행자들의 주머니 사정이 뻔하기 때문에 그리 좋은 자리에는 앉지 못하고, 엄청나게 높은.. 거의 꼭대기 층에서 뮤지컬을 봐야했는데, 그래도 음향이 이상 없이 잘 들리고 배우들, 특히 남자 배우들이 위쪽을 가끔 봐줘서 소외감은 안들 정도였다. 맘마미아는 한국에서도 우리말로 된 뮤지컬을 본적이 있었고, 음악 자체가 유명한 아바의 곡들로 만들어져서 즐기기에 전혀 부담이 없었다. 뮤지컬이 절정에 다다르고 앵콜 송과 함께 박수갈채가 터져 나오면서 뮤지컬이 끝이 났다. 모두들 감동과 흥분이 교차하는 마음으로 영국에서의 마지막 밤을 즐기기 위해 숙소로 향했다. 


맘마미아와 패키지로 저녁식사를 제공하는 바&그릴 식당!  지금까지 다닌 식당 중에는 꽤 고급인..


저렇게 애들이 와서 생일파티 같은 걸 하고 있었다.ㅋ 여튼 분위기 있는 식당!! 


음식은.. 뭐.. 고만고만 했는데.. 립스테이크.. 피쉬앤칩스.. 그런거 먹었던 것 같다.


식 후엔 바로 맘마미아~!! 맘마미아 전용관인 노벨로극장!!!


평일임에도 극장이 거의 가득찼고.. 우리 공연장 처럼 넓은 게 아니라 높게 층층이 관람석이 있었다!